최근 행정 현장에서는 챗GPT를 필두로 수많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공직자 여러분께서 “업무에 AI를 도입하고 싶지만, 도대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술적 선택의 어려움을 토로하십니다. 성공적인 AI 활용의 첫걸음은 무조건 가장 유명한 최신 기술을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행하고자 하는 행정 업무의 성격과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도구를 선별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직자 여러분께서 실무적 관점에서 반드시 고려하셔야 할 핵심 기준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할 기준은 ‘다루고자 하는 정보의 보안 수준과 민감도’입니다. 단순히 공개된 해외 사례를 수집하거나 일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수준이라면 접근성이 좋은 무료 공개형 모델을 활용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민원인의 개인정보, 비공개 정책 안건, 지역 내 민감한 갈등 상황 등을 다루어야 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이때는 입력한 데이터가 기계의 재학습에 무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데이터 무단 수집 방지 약관이 적용된 기업용·공공용 전용 모델을 선택하시거나, 내부 행정망에 구축된 폐쇄형 시스템만을 엄격히 사용하셔야 합니다. 보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곧 공공 행정의 신뢰도를 지키는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하십시오.
두 번째 기준은 ‘산출물에 요구되는 언어적 섬세함과 행정적 맥락의 이해도’입니다. 일선 업무 중에는 방대한 엑셀 데이터를 구조화하거나 복잡한 엑셀 매크로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등 수리적이고 논리적인 연산이 주가 되는 과업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데이터 분석과 코딩에 특화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지자체의 중장기 발전 계획서 초안을 기획하거나,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세심한 보도자료 및 연설문을 작성할 때는 기준이 달라야 합니다. 행정 특유의 정제된 문맥을 잘 살려내고, 기계적인 어투를 넘어 자연스럽고 유려한 문장 구현에 탁월한 강점을 보이는 특정 언어 모델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활용하시는 것이 실무적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길입니다. 즉, 업무의 본질이 ‘논리적 처리’인지 ‘맥락적 서술’인지에 따라 도구를 유연하게 바꾸어 쥐셔야 합니다.
세 번째 기준은 도구의 성능 자체를 뛰어넘는 공직자 본인의 ‘문제 정의 역량과 기획의 선명성’입니다. 아무리 수십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뛰어난 인공지능을 선택하더라도, 지시를 내리는 사용자의 의도가 모호하다면 결과물 역시 추상적인 원론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을 선택하고 활용하실 때는 육하원칙(5W1H)에 입각하여 정책의 대상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적 목표(+1)를 선명하게 설계하여 입력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우수한 모델을 채택하더라도, 그것을 통제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공직자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결론적으로, 수많은 AI 모델 중 모든 상황에 통용되는 단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루는 행정 데이터의 보안성을 꼼꼼히 점검하시고, 당면한 업무가 요구하는 글쓰기의 뉘앙스와 분석 수준에 맞춰 가장 적합한 도구를 전략적으로 선별하십시오. 그리고 그 선택된 기계의 연산 위에 여러분만의 날카로운 행정적 통찰력이라는 ‘휴먼 프리미엄’을 더할 때, 비로소 AI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가장 강력하고 든든한 실무 파트너로 완성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