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법

인공지능과 기존 기술과의 근본적인 차이점

최근 일선 행정 현장에서 인공지능(AI)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공직자 여러분께서 새로운 기술 환경에 대비하고자 노력하고 계십니다만, 정작 “인공지능이 기존의 전산 시스템과 본질적으로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막연함을 느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성공적인 인공지능 행정 접목을 위해, 인공지능의 명확한 정의와 기존 기술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행정 실무의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인공지능의 정의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행정적 관점에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빠른 연산 도구’가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어 통계적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결과를 스스로 추론하고 생성해 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전산 기술이 인간이 부여한 공식을 단순히 대신 계산해 주는 수동적인 도구였다면, 오늘날의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상적인 언어를 이해하고 행정적 맥락에 맞는 문서를 초안 수준으로 작성해 내는 인지적 보좌관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행정 전산망이나 엑셀, 매크로 프로그램과 같은 기술과 인공지능은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민원 안내 업무’를 사례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존의 기술은 이른바 ‘규칙 기반(Rule-based)’ 시스템입니다. 공직자가 사전에 “A라는 민원이 들어오면 B라는 답변을 출력하라”고 명확한 규칙의 경로를 설정해 두어야만 작동합니다. 만약 사전에 입력되지 않은 C라는 예외적인 복합 민원이 접수되면, 기존 시스템은 오류를 일으키거나 작동을 멈추게 됩니다. 철저하게 사전에 정의된 규정과 매뉴얼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셈입니다.

반면, 인공지능은 ‘데이터 기반(Data-driven)‘으로 작동합니다. 인공지능에게는 일일이 모든 상황에 대한 규칙을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수만 건의 과거 민원 처리 대장과 관련 법령 데이터를 학습시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처음 보는 C라는 융합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당황하여 멈추지 않습니다. 자신이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통계적으로 D와 같은 안내가 가장 적절하다”라고 스스로 추론하여 유연한 답변을 생성해 냅니다. 즉, 선로가 깔린 정해진 길만 가는 기차가 기존의 전산 시스템이라면, 목적지만 알려주면 주변 상황을 인식해 스스로 경로를 탐색하여 찾아가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바로 인공지능인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공직자 여러분께서 반드시 유념하셔야 할 정책적 시사점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유연하게 답변을 생성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낸다 하더라도, 그 결과물 자체에는 행정적 책임성과 지역 사회만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통계에 기반한 그럴듯한 결과물을 제시할 뿐, 그 내용이 현행 법령에 부합하는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집행 가능한지, 그리고 시민의 권익을 온전히 보호하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가치 판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결국 기존 기술 시대에는 주어진 프로그램의 ‘기능과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면,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술을 향해 명확한 목적을 부여하고 한계를 통제하는 능력이 핵심이 됩니다.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책적 과제를 선명하게 정의하는 역량, 그리고 인공지능이 도출한 결과물의 법적 타당성과 실효성을 검증해 내는 공직자 고유의 통찰력, 즉 ‘휴먼 프리미엄’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자질입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정책을 기획하지 않습니다. 오직 공직자 여러분의 명확한 문제 의식과 인간적인 판단이 결합될 때 비로소 인공지능은 행정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가장 든든한 실무 파트너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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